프로이트는 남근기를 개인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성욕동 발달 단계라고 강조했다. 남근기에 어떤 성욕동 발달과정을 거쳤느냐는 인간의 평생을 좌우하는 핵심 정신구조와 성격을 결정 짓는다.
대략 만 3세에서 6세 사이를 ‘남근기’라 부르는데
이는 이 시기에 성욕동이 남근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남근기는 유아성욕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이다. 벌거숭이로 태어나 엄마 젖을 마음껏 먹고, 원없이 욕구를 표출하며 엄마의 일방적 보호를 받고 자라던 아이는 남근기에 이르러 자연적 존재에서 사회적 존재로 변화할 것을 대대적으로 요구받는다. 물론 최초의 사회화 교육은 항문기의 대소변 가리기 훈련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사회적 존재가 되기 위한 결정적 조건인 규범교육과 언어습득 요구는 바로 이 시기에 조그마한 아이에게 집중적으로 강요된다. 이로 인해 인간 정신과 성격의 결정적인 구조는 대부분 이 시기에 형성된다. 인간이 문화적 존재인 동시에 신경증적 존재로 살아가게 되는 근본 조건이 형성되는 격동기가 바로 이 남근기다.
남근기에 아동은 평생 잊지 못할 체험들을 겪게 된다. 이들 체험은 아이에게 너무 충격적이라 억압되므로 어른이 된 이후의 의식에서는 망각되어 있다.
프로이트는 이 무의식의 과거 흔적들을 추적하여 오이디프스 콤플렉스와 양가감정 등을 발견한다.
남근기는 또한 남성성과 여성성이라고 하는 고유한
성 정체성과 초자아(양심)라는 독특한 문화적 정신 조직이 새로 형성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성기에 대한 아동의 관심이 이성의 부모에게로 확산되면서, 아동은 이성 부모에게 유혹적 행동을 보이며 애정을 독점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동성 부모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된다.
어머니의 애정을 독점하려는 아동은 아버지에 대한 경쟁심, 적대감, 두려움, 존경심, 애정 등의 복잡한 감정 속에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프로이트는 남자아동이 어머니의 사랑을 얻기위해 아버지와 경쟁하는 삼각관계에서 경험하는 복잡한 심리적인 갈등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라고 명명했다.
여자 아동의 경우에는 아버지의 애정을 독점하려 하면서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되는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라고 불린다.
남근기에 나타내는 아동의 유혹적인 행동에 대해서 부모가 유연하게 대처하면, 아동이 세대의 구분을 이해하게 되면서 이성부모에 대한 유혹적 행동이 줄어들고 아버지 혹은 어머니에 대한 동일시를 통해서 각자의 성역할을 학습하게 된다. 동일시의 결과로 아동의 자아 내부에는 ‘초자아’라는 새로운 상위의 정신조직이 형성된다. 이 초자아에는 '아버지의 요구’와 관련된 권위자의 목소리, 명령, 소원, 태도, 관점 등이 담겨있다. 이 명령들은 외부의 소리가 아닌, 정신의 안쪽에서 지속적으로 들려오는 내면의 소리로 자리매김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원만한 해결은 건강한 성 정체감의 형성, 초자아의 발달, 삼각관계의 수용과 더불어 건강한 이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의 발달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반면 이 시기에 엄마가 ‘아버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아버지의 요구’(사회적 존재로의 요구)를 평가 절하함으로써 아이의 오이디푸스 욕구를 계속 충족시켜주면, 예를 들어 엄마가 계속해서 아이를 품어주고 아버지를 무시하는 단어를 아이 앞에서 쓰면, 아이는 ‘아버지의 요구’에 대한 가치 인정과 내면화에 실패할 수 있다. 그 결과로 훗날 성장해서 사회적 규범과 분별체계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예컨대, 권위적인 인물에 과도한 두려움과 복종적 태도를 나타내거나 지나치게 경쟁적인 성격특성을 나타낼 수 있다.
아울러 타자의 욕망을 배려할 줄 모르는 자기애적(유아적)성격 때문에 현실에서 관계맺기에도 실패하여 이내 신경증 증상으로 도피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참고로 이 시기의 아동은 ‘힘’이 없으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수 없음을 절실히 깨닫는다. 다시 말해 아동의 오이디프스(일렉트라)콤플렉스에는 항상 애정 콤플렉스와 힘 콤플렉스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프로이트가 볼 때 인간들이 끈질기게 ‘힘’을 추구하는 것에는 공통되는 하나의 목적이 있다. 이는 사랑하는 대상에게서 “당신은 나에게 진정한 만족을 줄 수 있는 유일한(당신의 아버지보다 더 능력있는)사람입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그런 힘을 소유한 자는 지식인, 자본가,정치가, 종교가, 예술가 혹은 그 어떤 뷰류의 인간일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돈과 사회적 권력은 사회제도와 교육속에서 이미 대중들의 정신과 신체속에 강력한 ‘힘’의 기호로 각인되어 있다. 그로 인해 현대인들은 돈과 권력의 힘을 좀처럼 외면하거나 부정하기 힘든 심리적 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정신적 성숙없이 돈과 권력을 소유하는 것만으로,
진실로 사랑할 만한 가치를 지닌 한 개인으로부터 신심어린 애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참고문헌
인간이해를 위한 성격심리학, 권석만
정신분석적 사례이해, 낸시 맥윌리암즈
프로이트와의 대화, 이창재